
Hydrogen-Battery Air Taxi from Sambo at CES
February 28, 2025
Lee Jae-ha, Chairman of Sambo Motors Group: “AAM is the future of auto parts companies”
June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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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6, 2025“The Future Found in the Sky” – Why SamboMotors Group Entered the Air Mobility Industry
삼보모터스그룹은 통합연구소를 세우고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UAM 개발에 매진해왔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삼보모터스그룹의 중앙기술연구소를 찾은 길이다. 통합연구소는 그룹의 자회사 중 하나인 프라코 안에 자리하고 있다. 프라코는 라디에이터그릴, 글로브박스 같은 자동차 내외장용 플라스틱 제품과 플라스틱 사출 금형에 특화된 회사다.
조병래 그룹사통합기술연구소장을 따라 안쪽에 있는 공장동으로 향한다. 미닫이문이 열리자 뜻밖의 광경이 펼쳐진다. 영화 배트맨 시리즈의 주인공인 브루스 웨인의 차고에 들어온 것만 같다.
배트모빌 대신 크기가 제각각인 여러 대의 항공용 기체가 전시돼 있다. H자가 선명한 둥근 원 안에 2인승 UAM(도심항공교통) 기체가 맨 먼저 눈에 든다. 이 기체를 처음 본 건 지난 4월에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였다. 조병래 소장도 그때 처음 만났다.
지난 4월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에 전시된 H-32 모델
“H-32라는 기체로 총 두 대를 제작했습니다. 이건 화성 공장에서 옮겨왔고, 한 대는 태안UV랜드에 있는 격납고에 있죠. 작년 12월 10일에 국토부에서 특별감항증명을 받았는데 자동차로 치면 임시번호판을 받은 것과 같아요. 실제 비행이 가능한 항공기입니다.”
그룹사 역량 모아 UAM 개발에 도전
삼보모터스그룹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H-32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미국의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스타트업으로 SK텔레콤의 투자를 받은 조비(Joby Aviation)의 임원들이 부스를 찾아 한동안 머무르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중 관계의 기류가 바뀌었습니다. 중국 업체가 전시회 참여를 취소하면서 운이 좋게도 좋은 자리가 났어요. 당시엔 ‘HAM Ⅲ-2’란 이름으로 공개를 했죠. 올해 초 CES에서 첫선을 보이고 나서 서울모빌리티쇼에도 참가해 국내 관람객을 만났습니다. 오전 내내 그동안 받은 명함을 죽 정리했는데, 한쪽 벽을 채우고 남더군요. UAM에 대한 큰 관심을 엿볼 수 있죠.”태안UV랜드의 격납고에서 작업자들이 H-32의 페어링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삼보모터스그룹)
정부는 ‘K-UAM 로드맵’을 통해 UAM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해왔다. 국토교통부, 기상청을 중심으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안전운용체계 핵심기술 개발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만 해도 슈퍼널(Supernal)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AAM(미래항공모빌리티) 사업에 큰돈을 투자해왔다. 한화도 UAM 개발에 관심이 많고, SKT는 조비와 손을 잡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제가 현대차 양재 본사를 나와 삼보모터스그룹에 입사를 한 게 2018년 10월입니다. 그룹사 곳곳에 흩어져 있는 연구소를 합친 통합기술연구소를 만들기 위한 적임자로 초빙이 됐어요. 제가 와서 처음 한 일이 로보틱스, 에어모빌리티, 친환경 소재, 영구자석 같은 관련 기술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시작한 겁니다.”
삼보모터스그룹에는 모두 7개의 법인이 있다. 자동변속기로 유명한 삼보모터스 외에도 삼보에이앤티, 프라코, 나전, 삼보프라텍, 보고에이피, SB오토모티브 등이 속해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만 2조5,000억 원에 이르는 강소기업으로 미국, 일본, 멕시코 등에 6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최우수 협력사로 미래차 전환 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업은 크게 자동차, 플라스틱 부문으로 나뉘는데 프라코, 삼보에이앤티, 삼보프라텍 같은 플라스틱 부문의 매출이 훨씬 크죠. 삼보프라텍만 해도 타입4 저장용기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라이너를 만드는 블로우몰딩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요. 그룹사의 이런 역량을 결집해서 에어모빌리티 쪽에 접목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에 나서게 된 겁니다.”삼보프라텍에서 블로우몰딩 방식으로 개발한 타입4 수소저장용기.
2019년 중반에 ‘+모빌리티, 이동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다’라는 슬로건을 정하고 수소드론 제작에 나섰다. 시중에 나온 연료전지시스템으로 파워팩을 꾸미고 첫 비행에 나서 32km를 날았다. 그때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조병래 소장이 한쪽에 있는 드론 기체를 손으로 가리킨다. 드론 앞에는 삼보프라텍에서 개발한 타입4 수소탱크가 놓여 있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2 DIFA에 처음 공개한 H-21.
“이게 바로 2022 DIFA(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H-21 모델입니다. 20kg의 짐을 달고 50km를 날 수 있죠. 이 모델을 기반으로 해서 1인승 UAM 기체 개발에 도전했어요. 그렇게 해서 나온 게 반대쪽에 있는 H-31입니다.”
배터리에 수소연료전지 기술 접목
모델명을 구분하는 방식은 단순하다. B는 배터리 전용 모델, H는 배터리에 연료전지를 조합한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모델을 의미한다. 앞자리 숫자는 기체의 크기와 관련이 있다. 1은 소형, 2는 중형(무인 방산용), 3은 대형 UAM(유인) 기체를 가리킨다. 뒷자리 숫자는 해당 기체의 세대를 뜻한다.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시험 비행에 성공한 H-31 모델.
“그러니까 H-31은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UAM 기체 1세대’라는 뜻입니다. 이듬해 열린 2023 DIFA 현장에서 H-31로 비행 이벤트를 했는데, 팀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규제샌드박스가 없을 때라 기체를 아무 데나 날릴 수가 없었죠. 전국의 실내 체육관 중 한 곳을 겨우 수소문해서 생중계로 갔습니다.”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체육관을 빌려 비행 준비를 마쳤다. 2023년 10월 19일 DIFA 개막식 행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비행 승인”을 외치자 기체가 날아올랐다. 당시 이 기체에는 ‘미르엑스투(MIRxII)’란 이름이 붙어 있었다.2023 DIFA 개막식 현장에서 이재하 삼보모터스그룹 회장, 홍준표 대구시장이 H-31의 비행 생중계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삼보모터스그룹)
“90kg짜리 인체모형 더미를 태우고 날아오를 때 주먹을 불끈 쥐게 되더군요. 그 광경을 그룹사 부스의 대형 모니터로 생중계를 했습니다. 프로펠러의 와류가 너무 세서 유리창도 많이 깨 먹었죠. 악조건에서 진행된 행사지만, 덕분에 삼보모터스의 UAM 기술을 널리 알린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박정희체육관에서 시험 비행 중인 H-31의 생중계 화면.(사진=삼보모터스그룹)
H-31에는 3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이 들어갔다. 에어모빌리티추진랩의 연구진은 거침없이 다음 도전에 나섰다. 그 결과물이 공장동 중앙에 있는 2세대 UAM이다.
H-32는 길이 9m, 날개폭 6.6m의 2인승 기체로 무게는 850kg에 달한다(같은 버전도 테스트를 위해 기체의 크기를 조금씩 다르게 갔다). 순항속도는 시속 180km, 최대 비행거리는 80km에 이른다. 상승과 하강을 위해 앞날개에 8개의 로터를 달았고, 앞으로 날아가는 추진력을 얻기 위해 브이자 꼬리날개 밑에 2개의 프로펠러를 달았다.
“8개의 고정익 로터는 배터리로 작동하고, 추진익에 해당하는 2개의 프로펠러는 연료전지로 작동합니다. 이를 위한 100kW 연료전지시스템을 자체 개발했죠. 외산 스택에 무게를 최대한 줄인 BOP(주변장치)를 붙이고, PMS(전력 관리시스템)와 BMS(배터리 관리시스템)도 직접 개발했어요. 항공안전기술원의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특별감항증명을 받아 비행이 가능합니다. 실제 비행은 7월 이후로 예정하고 있죠.”에어모빌리티추진랩 연구원들이 100kW 연료전지시스템을 옮기고 있다.
e-VTOL은 동체 이착륙 시 가장 높은 출력이 필요하다. 40% 이상의 배터리 전력을 이착륙에 소모하기 때문에 정작 비행에 쓸 수 있는 전력은 5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배터리만으로는 15분 이상 비행이 어렵다.
“수소연료전지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간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배터리의 고출력으로 이륙을 하고 나면 연료전지를 돌려 안정적인 비행에 나서게 되죠. H-32의 비행시간을 40분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기체 내부는 단순하다. 테슬라 모델Y에서 떼어온 듯한 모니터 하나가 덩그러니 붙어 있다. 오른쪽 자리에 손잡이 모양의 조종간이 달려 있어 자율비행뿐 아니라 수동 조작도 가능하다.
2인용 기체인 H-32의 내부로 수동 운전이 가능하다.
PBV 방식 적용한 3세대 기체 개발 중
삼보모터스그룹은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UAM, 로보틱스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다. 이는 전기차, 수소전기차로 대표되는 친환경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전환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 모빌리티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룹사 내에서 로보틱스, UAM 사업을 주도하는 곳은 삼보에이앤티다. 차량용 도어핸들, 잠금·시동 시스템을 제어하는 키세트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자율이동로봇(AMR)과 자율포크리프트로봇(FMR)을 현장에 투입해 물류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자율주행 이동로봇 전문기업인 칼만텍의 지분 51%를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한서대학교와 UAM 제작·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곳도 삼보에이앤티입니다. 한서대가 항공특성화 대학으로 교내에 비행장도 있고, UAM 팀코리아에도 참여하고 있죠. 배터리 드론 시장의 주도권은 중국이 가져갔지만, 연료전지를 접목한 UAM 분야만큼은 한국이 앞서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많은 인재들이 팀코리아 안에서 힘을 모아야 해요.”자체 개발한 100kW 연료전지시스템 내부.
UAM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항공기 개발이 필요하고, 공항 역할을 하는 버티포트, 하늘길을 관리하는 교통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 한국공항공사만 해도 복잡한 도심에서 효율적으로 UAM을 운용하기 위한 교통관리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왔다.
“삼보모터스그룹이 UAM 기체 개발에 뛰어든 이유가 있어요. 앞으로 UAM 전문업체로 나아가려면 핵심 부품을 검증할 기체가 꼭 필요한데, 이걸 어디서 빌릴 수도 없고, 다른 회사에서 개발을 완료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습니까. 그룹 차원에서 결단을 해서 개발에 나섰고, 5년간 경험이 쌓이고 기술을 점점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무인기, 군사용으로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조병래 삼보모터스그룹 중앙기술연구소장은 “그룹사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에어모빌리티 개발에 집중해왔다”고 한다.
조병래 소장은 3세대 기체인 H-33 개발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낸다. 3인 이상 탑승할 수 있는 수소 하이브리드 기체로 길이는 12m, 날개폭은 7.6m에 달한다. 시속 250km로 60분 비행을 목표로 한다. 또 150kW급 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하게 된다.
“주익에 해당하는 앞날개에 4개의 틸트로터를 적용해서 비행 시에는 프로펠러가 앞을 향하게 됩니다. 이르면 오는 10월로 예정된 경주 APEC 정상회담이나 ADEX(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에 우선 공개할 예정이고, 또 내년에 열리는 CES 2026에도 참가해 AAM 신기술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H-33은 현대차그룹의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기반차량)처럼 주익과 미익 부분을 공용 플랫폼으로 제작한다. 도심항공을 위한 캐빈형(유인), 화물운송을 위한 카고형(무인) 등 동체를 별도로 제작해 카트리지처럼 교체하는 방식을 적용하게 된다. 정찰을 위한 군사용, 산불이나 화재 진압을 위한 소방용 등 특수목적에도 활용할 수 있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에 보면 닥터헬기 이야기가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응급환자나 장기 이송 업무에 UAM을 우선 투입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도심에서 비행계획을 승인받아 헬기를 띄우기까지 너무 긴 시간이 걸려요. 그래서 골든타임을 놓칠 때가 많죠. 헬리포트 같은 걸 우선 활용해서 환자나 장기 이송 업무에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늘길이 열리면 차로 2시간 거리를 5분 만에 날아갈 수 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 상황에서 UAM로 여론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규제나 제도의 문제를 풀어가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장 안을 한 바퀴 돌아본다.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견하고 놀랍다. UAM 개발에는 큰돈과 인력이 든다. 그룹사의 역량을 모아 열성을 다해 연구개발에 매진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 노고가 기체 하나하나에 다 담겨 있다.
출처 : 월간수소경제(https://www.h2news.kr)